
① 1987년 마흔다섯 살의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을 승계했을 때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취임 직후 이 회장이 “그룹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을 때 ‘세상 물정 모르는 몽상가’란 얘기까지 나왔다. 주력 계열사 제일제당조차 이익이 아닌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을 정도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국내 상장사 전체의 이익 총액이 1조 1000억원대였던 시절이었다.
② 곧이어 닥친 외환위기로 실적이 곤두박질쳤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2004년 분기(3개월) 이익 1조원, 2010년엔 한 달 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분 2017년 ‘1주일에 1조원’을 벌게 됐고, 마침내 올 1분기에만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③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간 300조원이다. 근무 일수로 치면 ‘하루 이익 1조원’ 기업이 되는 것이다. 40년 전 이건희 회장의 1년 목표가 단 하루에 달성되는 것이다. 삼성은 지금 매일 기적을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④ 한때 조 단위 이익은 사우디 아람코나 엑손모빌 같은 석유 메이저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아람코는 분기 영업이익이 600억달러(약 80조원)를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의 명성을 얻기도 했다. 이제는 반도체가 ‘디지털 시대의 석유’가 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⑤ 축배의 잔을 들기엔 세상의 급변이 너무 무섭다. 미국 S&P 500 기업 중 10년을 못 버티는 기업이 30%에 달한다. 오늘날 삼성의 성공은 숱한 위기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연구개발과 미래 투자에 사활을 걸었던 경영의 결과물이다. 닷컴 열풍의 주역들이 이제 대부분 사라졌듯 지금의 AI 호황에 잠시만 방심하면 반도체 기업도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 57조원이란 숫자의 경이로움보다 그것을 지키고 키워야 할 과제가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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