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KBS 박장범 앵커(54)는 ‘파우치 앵커’ 혹은 ‘쪼만한 백’으로 불린다. 올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 방송에서 디올백 사태에 대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그 뭐 쪼만한 백이죠”라고 말해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은 뒤부터다.
② 처음엔 박민 현 사장이 유임될 것으로 점쳐졌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첫 공영방송 수장으로 어렵게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거친 박 사장이 전임자의 잔여 임기 1년 1개월만 채우고 그만둘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박 사장이 취임 첫날 발탁한 ‘뉴스9’ 앵커가 박 사장을 제치고 최종 후보가 됐다. 24일 국감에서 야당 의원은 “대통령의 술친구 박민 사장이 김 여사 머슴을 자처한 박장범에게 밀린 것”이라고 했다.
③ 대통령이 4월 총선 최대 악재인 명품백에 대해 처음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지만 질문이 뭉툭해서인지 대통령은 사과하지 않았다. 18개월간 공식 회견을 거부하던 대통령의 녹화 대담을, 그것도 녹화 3일 후 내보내는 방식을 수용한 것 자체가 공영방송의 흑역사로 남을 일이었다.
④ 2000년대 초중반부터 정치색 짙은 인물이 사장이 돼 정권 바뀔 때마다 새 사장이 전임자 시절 ‘용비어천가’를 반성하는 게 관례가 됐다. 박 사장도 첫 공식 행보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그 후로도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뉴스9가 땡윤뉴스라는 조롱을 많이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⑤ 소송에서 이기고 인사청문회 마치고 사장이 돼도 웬만한 공적을 남기지 않으면 그저 ‘쪼만한 백’ 덕에 큰 감투 쓴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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