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올라갈 땐 찬란하나, 내려갈 땐 잔혹한 게 권력이다. 파국 이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이에 오간 서한에서도 드러난다.
② ‘바위 같은 40년 우정’으로 대통령직까지 다섯 자리를 이어받은 둘이다. 권위주의 시대를 마무리하는 6·29선언을 합작해낼 만큼(전 전 대통령은 이후 공을 노 전 대통령에게 몰아주는 대신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함께했더라면 자신이 그토록 철저하게 부정당했을까 궁금해했다), ‘성공적’인 2인3각이었지만 종국엔 갈라섰다. 권력은 그런 것이다.
③ 이들을 떠올린 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심상치 않은 관계 때문이다. 의심하고 배신에 몸을 떠는 이가 있는가 하면, 공간을 부인당하고 인내해야 하는 이가 있다. 갈등은 필연이다. 그러나 둘이 갈등할 만한 일을 두고 갈등하는지는 진정으로 의문이다. 전·노는 권위주의 종식이란 시대사를 배경으로 깔고 있었다. 윤·한 두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했다고 이러나.
④ 누구도 보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조갑제 기자까지 ‘못 살겠다, 갈아보자’란 쇼츠를 올린 게 엊그제다. 윤 대통령은 이제 자신과 부인이 인기 없다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존중받기보단 조롱받고, 이해받기보단 곡해받을 조건 말이다.
⑤ 문 전 대통령의 불수용이 윤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했다. 윤 대통령이 듣기 편한 소리만 듣고 안 변하려 한다면, 멀쩡한 사람들은 계속 떠나갈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전·노 두 사람에겐 대단한 면이 있긴 했다. 누군가는 통 크게 양보했고, 누군가는 2인자의 설움을 감내했다. 윤·한 둘에겐 없는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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