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타임스
나이 아흔에 쓴 마지막 책의 주제는 '위대한 리더' 본문

📰 한 줄 브리핑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90세에 쓴 마지막 책의 결론은 의외로 ‘위대한 리더가 역사를 만든다’가 아니다. 개인의 능력은 중요하지만 시대·장소·제도가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하며, 진짜 위대한 리더란 결국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 5줄 요약
-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마지막 저작이 될 것이라고 밝힌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에서 “한 개인이 역사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를 탐구한다.
- 그는 이를 판단하는 사고실험을 ‘햄릿 테스트’라고 부른다. “셰익스피어가 없었다면 다른 누군가가 『햄릿』을 쓸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으로, 특정 개인이 결과에 대체 불가능한 차이를 만들었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 다이아몬드는 능력만으로 위대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며 능력 + 적절한 시간 + 적절한 장소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티브 잡스·제프 베이조스·빌 게이츠 등도 시대적 조건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한 사례로 든다.
- 반대로 ‘햄릿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보츠와나의 세레체 카마처럼 자원 수입을 교육·도로·통신·의료 등에 투자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시킨 경우가 대표적이다.
- 다이아몬드는 리더가 역사를 바꾸는 방식에는 무언가를 한 것뿐 아니라 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고 말한다. 케네디가 쿠바 미사일 위기의 핵전쟁을 피하고, 드골이 알제리 독립을 막지 않은 것 역시 리더십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 핵심 개념 — ‘햄릿 테스트’
어제 조선일보 인터뷰보다 오늘 한국경제 기사가 이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한다.
질문은 간단하다.
“그 사람이 없었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까?”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가 없었다면?
다이아몬드는 『햄릿』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는 『햄릿』이라는 결과에 대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다.
반면 어떤 기업 CEO가 없었더라도 다른 CEO가 비슷한 결정을 내리고 비슷한 기업을 만들었을 것이라면 그 사람의 개인적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꽤 재미있다.
리더의 역사적 영향력 ≈ 그 사람이 있었을 때의 역사 - 그 사람이 없었을 때의 역사
물론 두 번째 세계를 실제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은 어디까지나 반사실적(counterfactual) 사고실험이다.
📚 『총, 균, 쇠』에서 ‘리더’로 — 다이아몬드 사상의 재미있는 이동
나는 이 기사를 『총, 균, 쇠』와 연결해서 읽는 게 가장 재미있다고 본다.
『총, 균, 쇠』에서 다이아몬드가 강조한 것은 주로 구조였다.
왜 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발전했는가?
그는
지리
→ 재배 가능한 식물
→ 가축화 가능한 동물
→ 식량 생산
→ 인구 증가
→ 국가·기술·병원균
→ 문명 격차
라는 거대한 구조를 설명했다.
그런데 90세에 쓴 마지막 책에서는 카메라를 정반대로 돌린다.
“그래도 개인은 역사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
즉 평생 구조가 인간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연구했던 학자가 마지막에 인간이 구조를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가를 묻는 셈이다.
이게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 같다.
💡 코난의 통찰
① 결국 역사는 ‘구조 vs 인간’이 아니라 ‘구조 × 인간’이다
두 관점을 극단적으로 놓으면 이렇다.
위인사관:
나폴레옹이 역사를 만들었다.
구조사관:
나폴레옹이 없어도 프랑스혁명 이후의 구조가 비슷한 인물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접근은 그 중간에 가깝다.
시대가 기회를 만들고, 사람이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든다.
즉,
역사적 결과 = 구조적 조건 × 개인의 능력 × 우연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할 수 있고, 엄청난 능력이 없는 사람도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자리에 있다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② ‘능력 + 시간 + 장소’라는 공식이 중요하다
다이아몬드는 리더에게 능력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Ability × Timing × Place
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1950년에 태어났다면?
제프 베이조스가 인터넷보다 30년 일찍 태어났다면?
빌 게이츠가 개인용 컴퓨터 혁명보다 30년 늦게 태어났다면?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가 아는 모습의 성공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을 볼 때 우리는 자꾸
능력 100
으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능력 + 시대 + 기술 + 제도 + 우연
이 합쳐져 있다.
이건 성공한 사람을 폄하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능력이 성과로 변환되는 조건을 이해하자는 이야기다.
③ 그런데 ‘햄릿 테스트’를 기업에 적용하면 굉장히 재미있어진다
예를 들어 질문해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없었어도 스마트폰은 나왔을까?
아마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2007년
멀티터치
앱 생태계
디자인 중심
PC를 손안으로 가져오는 방식
의 아이폰이 그 시점에 나왔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면 잡스는
스마트폰이라는 역사에는 대체 가능하지만
아이폰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에는 대체 불가능할 수 있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베이조스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는 베이조스 없이도 등장했겠지만 Amazon이라는 형태의 전자상거래·클라우드 기업이 등장했을지는 다른 문제다.
즉 위대한 리더는 반드시 역사의 방향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의 속도와 경로를 크게 바꾸는 사람
일 수도 있다.
④ ‘하지 않은 것’도 리더십이라는 부분은 어제 기사보다 더 흥미롭다
오늘 기사에서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다.
우리는 리더의 업적을 보통
무엇을 만들었다
무엇을 정복했다
무엇을 개혁했다
로 평가한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반대로 묻는다.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
케네디가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핵전쟁으로 확대하지 않은 것, 드골이 프랑스의 알제리 지배를 끝내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 예다.
이것은 리더십에 중요한 개념을 하나 추가한다.
Action뿐 아니라 Restraint도 리더십이다.
때로 가장 중요한 결정은 결정하지 않는 결정, 혹은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결정일 수 있다.
⑤ 권력이 클수록 ‘하지 않는 능력’의 가치가 커진다
이건 우리가 최근 이야기했던 자기구속(Self-binding)과도 정확히 연결된다.
일반인은 잘못된 판단을 해도 영향 범위가 작다.
대통령이나 CEO는 다르다.
권력 ↑
→ 결정의 영향력 ↑
→ 잘못된 결정의 피해 ↑
따라서 권력이 커질수록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
만큼
무엇을 하지 않을 능력
이 중요해진다.
좋은 리더십은 강력한 액셀러레이터뿐 아니라 좋은 브레이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⑥ 그래서 위대한 리더에게는 두 종류가 있을 수 있다
이 기사를 읽고 나는 이렇게 구분해볼 수 있다고 본다.
창조형 리더
없던 것을 만든다.
잡스처럼 새로운 산업과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전환형 리더
이미 존재하는 구조의 방향을 결정적인 순간에 바꾼다.
세레체 카마처럼 자원 부국이 부패·독재로 갈 수도 있었던 순간에 다른 제도적 경로를 선택하는 경우다.
후자가 역사적으로 훨씬 덜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국가에서는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⑦ 그리고 다이아몬드 자신의 삶에도 ‘시간과 장소’라는 논리가 적용된다
기사 마지막이 의외로 좋다.
88세인 다이아몬드에게 계속 연구하는 힘을 묻자 그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직 제가 매혹적으로 느끼는 질문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일주일에 사흘씩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두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행복이라고 한다.
결국 90세 가까운 학자가 말하는 지적 생산성의 원천도 거창한 사명감보다는 호기심이다.
이건 그의 리더십 이론과도 묘하게 닮았다.
좋은 리더도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질문을 계속 던질 수 있는 사람
일 수 있다.
🔚 코난의 한줄
『총, 균, 쇠』가 “환경과 구조가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었는가”를 물었다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마지막 책은 정반대로 “그 구조 속에서도 한 인간은 역사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의 답은 둘 중 하나가 아니다. 시대가 무대를 만들고 인간이 그 위에서 선택한다. 그리고 정말 위대한 리더란 그 사람이 없었다면 역사의 방향·속도·경로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달라졌을 사람이다.
🔑 핵심 키워드
#재레드다이아몬드 #리더십 #햄릿테스트 #총균쇠 #위대한리더 #반사실적사고 #세레체카마 #스티브잡스 #자기구속 #역사와개인
나이 아흔에 쓴 마지막 책의 주제는 위대한 리더 | 한국경제
나이 아흔에 쓴 마지막 책의 주제는 '위대한 리더'
나이 아흔에 쓴 마지막 책의 주제는 '위대한 리더', 신작 '리더는 언제…' 출간한 1937년생 재러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로 세계적 명성 얻어 "리더는 능력에 타이밍도 중요" 50살어린 두 자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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