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첫 출근을 앞둔 장한나 사장에게

에도가와 코난 2026. 4. 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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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44)가 24일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첫 출근을 한다. 1992년 현 사장 체제 도입 이후 첫 여성 사장이자 세계 무대를 누빈 스타 음악인의 전격 귀환이다.

임기를 앞둔 그의 행보는 단호했다. 장한나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유럽 명문 악단과의 공연 8회를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청중과의 약속을 생명처럼 여기는 마에스트로가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예술의전당 사장’이란 자리에 걸린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대 밖 현실은 지휘봉보다 무겁다. 이 자리는 예술가가 아니라 공공기관장의 자리다. 노조, 인사, 예산 그리고 매서운 국정감사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미 편성된 예산 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공연 하나를 올리는 데 최소 2년의 호흡이 필요하다. 취임 직후 휘두를 수 있는 변화의 채찍은 생각보다 짧을 것이다.

특히 예술의전당이 처한 ‘자생력’의 과제는 가혹하다. 2024년 기준 국고보조금은 전체 예산의 37%(208억원)에 불과하다. 70~80% 지원을 받는 타 국립기관과 달리 예술의전당은 매년 350억원 이상을 대관료와 임대료, 주차 수입과 후원금으로 직접 벌어들여야 한다. 연간 50억원에 달하는 종부세와 재산세까지 떠안은 ‘집주인’의 고충은 예술적 품격보다는 경영의 최전선에 가깝다.

첫 여성 사장으로서 보여줄 리더십도 관전 포인트다. 관료적 조직 문화에 균열을 내는 섬세한 조율사가 될 수 있겠지만, 경직된 행정 문법 안에서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별개다. K컬처 편중 현상 속에서 순수 예술의 보루인 예술의전당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진짜 ‘해석력’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스타 한 명의 등장이 조직을 단숨에 쇄신할 것이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개인의 천재성보다 구조의 관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예술가에서 행정가로 과감한 변신을 선택한 그의 결단이 행정의 정체를 흔드는 새로운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장한나가 지휘하게 될 것은 사람과 조직 그리고 쉽게 바뀌지 않는 구조라는 이름의 난해한 현대음악이다. 행정의 언어를 배우되 예술가의 심장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그가 마주한 가장 어려운 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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