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78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거짓말(?)

에도가와 코난 2024. 10. 1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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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경련(musician cramp)’이라는 병명이 있다. 다른 일을 할 때 멀쩡하던 손가락과 어깨 등의 근육이 연주 직전에 경직되거나 떨리는 마비 증세다. 

무대 위에서 한없이 우아한 모습의 클래식 연주자들. 이들은 사실 숙명적으로 온몸에 통증을 달고 산다. 늘 같은 자세로 건반이나 지판을 짚는 동작, 기울어진 자세로 활을 켜는 걸 반복하다 보니 “목, 허리, 손목까지 안 아픈 데가 없다”는 말을 20대 연주자에게서도 자주 듣는다. 

매일 반복되는 연습과 리허설, 무대 위에서의 스트레스까지 생각하면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짊어져야 할 노동의 무게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피아노 연주 한 시간은 마라톤 완주에 맞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난 연주하면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어요. 바른 자세로 피아노를 대해서 안 아픈 것 같아. 만약 피아노를 치는데 아프다면, 피아노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잘못됐기 때문에 아픈 거예요.”

아픈 데가 없고, 아팠던 적도 없다는 백건우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평생을 연주하고도 아직 연주하고 싶은 곡들이 남아 있고, 모든 곡을 대할 때 마치 사랑하는 사람처럼 아끼고 껴안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다는 백건우. 아팠던 적이 없다는 말보다 평생 음악에 미쳐 고통마저 잊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해석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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