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① 그 남녀는 예상치 못하게 가톨릭 행렬에 휩싸였던 것이다. (로셀리니 감독은 실제 행렬에 배우들을 집어 넣어버렸다.) 사람들로 가득 찬 그 행렬의 한복판에서 두 남녀는 사랑의 약동을 다시 경험한다. 행렬을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렬의 일부가 되었을 때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② 이러한 행렬 의식은 물론 유럽이나 가톨릭 특유의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고대부터 권력자의 행렬은 중요한 정치적 행사였다. 권력자는 왜 거대한 비용을 들여서 이런 행렬 의식을 했는가? 관련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의식을 행하면 통치자에게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생기고, 피치자들의 마음에는 정화작용이 일어난다고 한다.
③ 예식의 힘에 매혹되고 나면 그 예식이 만들어내는 질서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하게 된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중앙 권력에 도전할 소지가 있는 지역에 가서 행렬 의식을 치르곤 했다.
④ 그러나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그 화려한 의례행사는 대단한 볼거리였음에 틀림없다.
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양감에는, 뭔가를 리드하는 데서 오는 고양감도 있고, 저항하는 데서 오는 고양감도 있고, 함께 결정하는 데서 오는 고양감도 있고, 판을 깨는 데서 오는 고양감도 있지만, 묵종(默從)하는 데서 오는 고양감도 있다. 행렬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행렬에 직접 참여할 때 비로소 자발성과 순종이 양립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728x90
반응형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재의 한국 사회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변수, 중위연령 (0) | 2024.09.14 |
---|---|
독파민 (4) | 2024.09.14 |
월즈가 찬 손목시계가 뭐길래?? (6) | 2024.09.10 |
배민 멤버십 유료화 앞두고 갈등 격화, 죄수의 딜레마 게임 시작! (0) | 2024.09.10 |
에어컨 중독 사회, 우리가 잃는 것들 (2) | 2024.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