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국경도, 언어 장벽도 없이 동물 얘기가 실시간으로 이어진 모습은 지난달 7일 X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자동번역’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다. X 이용자들은 생성형 AI ‘그록(Grok)’ 기반의 번역을 통해 타 언어로 작성된 게시글들도 즉시 모국어로 볼 수 있게 됐다. 세계 이용자가 하나의 광장에서 모이는 ‘언어의 바벨탑’이 세워졌단 호평도 상당하지만, 갈등의 소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논란이 벌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② 최근 한 일본 X 이용자가 “옛날엔 한국과 일본이 같은 나라였고, 성산업에 종사하는 건 당시 법률로 합법이었다. 성노예로 삼았다는 사실은 없다”는 글을 올렸는데, 자동번역을 타고 다른 언어로도 퍼졌다. 이에 많은 나라에서 “노예 제도도 합법이었는데, 그게 옳다고 생각해?”,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편에 선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중”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③ 문화권별로 상이한 저작권 의식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18일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와 한국 웹툰 회사들이 스페인 당국과 협력해 스페인어권의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인 ‘투망가온라인’을 폐쇄한 걸 두고 국내외 이용자들 간에 설전이 벌어진 게 대표적인 경우다.
④ 남미 이용자들은 “정식 서비스가 없는 나라에선 (웹툰을) 구매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으며 “한국인들과 그들의 만화 때문에 엄청난 양의 작품을 잃어버렸다. 저 회사(한국 웹툰사)들이 파산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웹툰 산업이 활발한 한국이나 일본 이용자들은 “불법 번역은 작가에게도 아무런 이득도 없다”고 맞섰다.
⑤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이런 상황을 두고 “초기엔 과거에 접하지 못했던 정보에 노출되며 새로운 갈등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새로운 깨달음이나 자기 성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꼭 부정적인 결과만을 예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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