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미국 국민은 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그의 당선은 미국 지배계급의 얼굴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운 사건이었다. 경멸의 몸짓이자 분노의 고함, 이기적이고 무지한 지도자들이 수십 년간 이기적이고 무지한 결정을 내린 최종 결과였다. 행복한 나라라면 그를 대통령으로 뽑지 않는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지배계급을 몰아내기 위해 고른 망치가 트럼프였다는 뜻이다.
② 피터 터친이 쓴 책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읽다가 이 대목에 밑줄을 그었다. 생태학자로 출발한 터친은 인류 역사에서 흥망성쇠의 사이클(순환)이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연구해 왔다. 과거 변동기의 데이터로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역사동역학(Cliodynamics)’이라 한다. 미국을 고난으로 몰고 간 사회적 요인들처럼, 국가가 흔들릴 때마다 나타나는 신호들이 있었다.
③ 불안정을 추동하는 핵심 요인은 ‘엘리트 과잉생산’이다. 너무 많은 엘리트 지망자가 사회 피라미드의 상부에 존재하는 지위를 놓고 경쟁한다. 좌절한 엘리트 지망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엘리트 내부의 충돌이 사회적 응집력을 훼손하고 국가는 안에서부터 순식간에 썩는다. “사회의 취약성은 국가 기관에 대한 신뢰 수준이 무너지고 공적 담론을 지배하는 사회 규범이 해체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런 불신과 붕괴를 우리가 목격하고 있다.
④ 미국인 대다수는 1980년대부터 삶의 질이 악화했다. 보통 사람들의 소득은 정체된 반면 경제성장의 과실은 상위 10%가 가져갔다. 의자 뺏기 게임을 상상해 보라. 의자는 한정돼 있는데 참가자가 늘어나면 좌절이 흔해진다. 성공하려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도 생긴다. 대중의 불만이 엘리트 지망자의 분노와 결합하면 가연성이 높아진다. 죽은 나무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이다 큰 산불이 일어나듯이, 그 사회적 힘을 트럼프는 영리하면서도 무자비하게 활용했다.
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방 의회는 생계형 정치인들이 장악했다. 국회도 권력에 따른 책임은 제대로 지지 않고, 권력에 따른 보상만 열심히 챙긴다. 구속된 상태에서도 월급을 전액 받을 수 있고 본회의에 무단결석해도 의원직이 박탈되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는 일부 의원에겐 미안하지만 삿된 욕심을 채우는 데 골몰한다. 그러고도 ‘쟤도 하는데 나도?’라며 한국을 경영해 보겠다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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