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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5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①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의 배경은 1940년대 나치 독일의 유대인 수용소다. 어느 날 수용소에 끌려온 한 남자가 “나는 유대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이라고 주장한다. ...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가짜 페르시아어를 ‘발명’해나가는 과정은 위태롭기만 하다. ② 영화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장교의 태도였다. 그는 유대인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직분인 식당 관리에 충실할 뿐이다. 살인자들을 배불리 먹이는 일을 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놓인 상황을 어쩔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일까. 그래서 ‘테헤란 식당’이란 판타지를 만들어낸 건 아닐까. ③ 유튜브 ‘김주환의 내면소통’ 중 한 대목이다. “잘 따져보세요. 어쩔 수 없는 것은 없어요. 더 싫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참는..

MZ세대 팀워크 기피증?

① 팀워크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은 수렵·채집 시대부터 부족 내에서 크고 작은 규모로 팀을 짜서 일을 해왔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보다 집단으로 모여서 일을 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지고 더 행복하며 따라서 더 큰 힘을 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직이 잘못 관리한 나머지, 아예 팀워크를 기피하게 된 Z세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② 따라서 직원들은 팀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노력을 쏟기를 주저한다. 이러한 개인의 목표와 팀 목표 간의 불일치, 그에 따른 팀워크 기피 현상이 요즘 들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심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인 MZ세대의 특성 때문이다. 리더가 팀원들 각자 개인의 목표와 팀의 목표가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

일본의 불안과 한국의 불만

① “일본은 불안하고, 한국은 불만이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대위변제 해법을 내놓은 이후 한·일 외교가에서 심심찮게, 최근 들어서는 더 자주 들리는 이야기다. ② 3자 변제의 핵심은 대법원에서 승소해 손해 배상 권리를 확보한 징용 피해자들에게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피고인 전범 기업들을 대신해 우선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일본 전범 기업들이 꿈쩍도 하지 않으면서 실제 배상이 이뤄지지 않자 어떻게든 피해자들이 실질적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방안이다. ③ 한국의 ‘불만’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호응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현재까지 일본 기업의 기금 출연은 전무했고, 재단의 자금은 거의 고갈됐다. ④ 일본의 ‘불안’은..

대통령은 초월적 존재인가

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들을 가리려 한다. 타조가 다급히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모습이 생각난다. 국민을 장기판의 졸(卒)로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변명이 이어지고 있다. 부러진 코뚜레야 다시 끼워 넣으면 되지만 모래 속에 머리를 처박은 타조는 맹수나 사냥꾼이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②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를 턱걸이한 지 오래다. 더 이상 대통령에 대한 충고나 간언도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 갇혀있는 대통령을 극렬 지지자들이 이중 삼중으로 에워싸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이 한술 더 떠 마이동풍(馬耳東風)이 되고 있다. ③ 부지기군 시기소사(不知其君 視其所使), 군주가 누구인지를 알려거든 그가 부리는 사람을 보라. 만고의 명언이다. ④..

OTT 스튜디오의 경제학

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첫 회 장면이다. 요리사들의 화려한 기술과 압도적인 스튜디오 규모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17일 공개된 이후 4주 연속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실내 대형 세트장 연출을 가능하게 한 건 레미콘·건자재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그룹이다. ② 유진그룹은 야적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연면적 1만3343㎡(약 4000평) 규모의 최신 영상 촬영 장소로 탈바꿈했다. 국내 기업이 공유(임대)형으로 운영하는 스튜디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스튜디오 4개 동과 운영·지원동으로 구성됐다. 아파트, 골프장 등 여러 사업 후보와 저울질한 끝에 스튜디오 건립을 최종 낙점한 건 콘텐츠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③ 유진그룹 관계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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