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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5

인간인가, 짐승인가, 사물인가, 욕망에 대한 태도에 달렸다

① 렘브란트의 제자 니콜라스 마스가 그린 ‘노인의 식전 기도(Old Woman Saying Grace)’를 보라. 여기서도 인간과 짐승과 사물은 빛나고 있다. 이 그림은 오직 일상을 그리거나, 단지 실내를 그리거나, 그저 세상을 그린 것이 아니다. 화가는 의도적으로 주변을 어둡게 처리하여 빛이 인간, 동물, 사물에 각기 집중되도록 그렸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과 짐승과 사물이 각기 주인공이 되도록 화폭을 구성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세 주인공의 비교가 이 그림의 핵심이다. ② 이처럼 사물들은 “가만히 존재하고(still life)” 있는 반면에 고양이는 식욕을 참지 못해 식탁 위로 뛰어오르려고 한다. 고양이가 발톱으로 움켜쥔 식탁보는 금방이라도 끌려 내려갈 것 같아서 이 그림에 팽팽한 긴장을 부여한다. 짐..

"공감 표현하되 짧게, 섣부른 조언 역효과"

① 자선은 본래 기독교인의 중요한 의무의 하나였지만, 영국에서는 특히 18세기 후반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세기에는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져서 자선 기부액이 정부가 집행하는 빈민 구제 비용 전체보다 훨씬 많았다.  복음주의를 쉽게 설명하자면 복음(Gospel) 자체를 강조하는 기독교적 대원칙 위에 전도와 사회활동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광범위한 활동을 일컫는다. 교리보다 행동을 우선시하는 복음주의는 자선 같은 사회봉사를 아주 높이 평가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방문하는 ‘방문운동(visiting movement)’이 시작되었다. ② 19세기 영국에서 중간계급은 이처럼 세세한 방문 에티켓을 만들면서까지 자선 방문에 열정을 쏟았다. 서로 돕는 행위를 통해 도덕..

과잉 연결 네트워크 사회가 딥페이크 폭력성 키워

①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기술입니다. 최근 이를 활용한 불법 사진과 동영상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됩니다. 원치 않는 딥페이크 대상이 된 사람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타인에게 신체적 손상 및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건 폭력입니다. 악의적 의도로 제작된 딥페이크 사진과 영상은 폭력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딥페이크의 폭력성을 증폭시킨 것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자본과 노동, 지식과 정보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에 대해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② 정보화 물결 이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네트워크를 맺으며 존재합니다. 윌리엄 H 데이비도는 현대 네트워크 사회를 ‘과잉 연결 사회’라고 봤..

김정은 갖고 노는 MZ들

① 2000년대 초반은 정치인 합성 사진 전성기였다. 홍준뽀(홍준표), 구시민(유시민), 서동영(정동영) 등이 여의도 패권을 두고 다툰다는 시리즈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얼굴과 노출 여배우 사진을 합성한 사진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와 청와대 비서관이 직위 해제까지 됐다. 작성자가 노사모 출신이라 정치 문제가 됐다. ② 유튜브 등장과 함께 패러디 소재도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옮겨졌고, 정치 패러디에서도 좌우가 균형을 이루게 됐다. 그래도 풍자는 항상 권력을 비판 대상으로 하고, 창작은 젊은 세대가 주도한다. 지난 정부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패러디 대상이다. ③ 그런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게다가 모든 웃음 유발 요소까지 갖춘 절대 권력자..

동물원의 역사

① 현대의 동물원(zoological park)이라는 시설은 19세기 런던에서 비롯됐지만 그 개념은 중세 귀족이나 왕실의 ‘머내저리(menagerie)’를 거쳐 고대 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② 로마 황제들이 곳곳에서 수집한 동물들을 경기장에서 풀어 싸움을 시켰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③ 영국의 헨리 1세와 3세, 중국 주왕(紂王)과 프랑스 루이 14세 등 유명한 동물 수집가들에게 희귀 동물은 왕실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기 위한 전시용이었다.④ 이에 반해 현대 동물원은 과학적인 연구, 생태 보존 및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⑤ 겨우 100여 년 전에는 사람도 우리에 가두어 전시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1906년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 침팬지와 같이 전시된 콩고의 피그미족 오타 뱅가(사진)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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