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해체 수준으로 보수 정치 재탄생해야
①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패하며 3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김문수·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8.3%p로 보수 진영으로선 역대 둘째로 큰 격차의 패배였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밀렸고 영남에서도 3년 전보다 격차가 크게 줄었다. 중도층에서 외면당했을 뿐 아니라 보수층도 일부 이탈했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② 이 책임은 거의 전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져야 한다. 국민의 큰 기대를 업고 대통령이 된 그는 3년 동안 오만과 불통, 비상식과 실정을 거듭했다. 상식 밖 행동을 계속하는 부인을 방어하는 데 모든 정치력을 소모하다 작년 말에는 어처구니없는 비상계엄까지 벌여 국격을 한순간에 추락시켰다.
③ 당정 관계도 너무 비정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에 이준석 당대표를 쫓아내려고 큰 분란을 만들었다. 자신과 단일화했던 안철수 의원을 “국정의 적”이라고 공언했다. 여당을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토록 만신창이로 만든 대통령은 없었다.
④ 그러다 투표 이틀 전에야 ‘윤석열과 절연’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번 대선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선 후 당권을 지키고, 자신들의 다음 공천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황당했던 대선 후보 단일화 난맥상은 이들의 얕은 계산이 밑바닥을 드러낸 현장이었다.
⑤ 보수 정치 재탄생은 우리 정치사에 잦았던 당 간판 바꿔 달기가 돼선 안 된다. 젊은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 당 해체에 준하는 보수 정치 재탄생을 주도해야 한다. 영남과 강남에 치우친 당내 인식을 수도권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연대 등 외연도 확대해야 한다. 다시 건전한 견제 세력이 일어서야만 입법·행정을 장악한 이재명 정부의 일방 독주를 막는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