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지귀연 판사가 놓친 '뱅갈로어 준칙'

에도가와 코난 2025. 6.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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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혹하다 싶은 도덕률이 적용되는 것 같지만, 이는 한국의 판사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 법관들이 윤리 교과서로 여기는 ‘뱅갈로어 법관행동준칙(The Bangalore Principles of Judicial Conduct)’은 판사의 친목 활동이나 취미 생활까지 규율한다. 이 준칙은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각국 대법원장과 고위 법관들이 유엔 후원을 받아 만든 것이다.


② 2001년 인도 뱅갈로어(방갈로르의 영어식 표기)에서 윤리강령의 초안이, 이듬해 네덜란드 헤이그 원탁회의에서 준칙이 완성됐다. 여기엔 판사의 핵심 가치 6개(독립성, 공정성, 청렴성, 적절성, 평등, 능력과 성실성)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행동원칙이 정리돼 있다. 2007년엔 221개 항의 주석을 보완했다.


법원행정처가 준칙 배포를 유보한 건 당시 법조계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엄격한 내용 때문이었다. 양주와 맥주로 만든 폭탄주가 서초동 법조타운의 밤 문화를 상징하던 시절 아니던가. 법조 비리를 없앤다며 지키지도 못할 행동준칙을 배포했다가는 욕먹을 게 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뱅갈로어 법관행동준칙은 수년 뒤 한국의 모든 판사에게 배포됐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법부가 더 청렴해졌고, 도덕적 자신감도 붙었다는 방증이다. “접대받는 시대가 아니다”는 지 판사의 항변도 그런 면에서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가 찍힌 사진이 2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법관행동준칙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하루를 마치면서 여러분이 높이 평가하는 나의 동료와 함께 법에 따른 정의의 집행으로 공동체에 봉사한다는 느낌을 나눌 수 있다면, 여러분은 아주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선하고 명예로운 마음을 가진다면 모든 일이 잘 풀려갈 것입니다.

판사는 외롭게 사회에 봉사하는 엘리트다. 외로움을 위로해 줄 사회의 신뢰, 특권 의식을 제어할 회초리가 모두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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