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국가재정 '공유지 비극' 만든다

에도가와 코난 2025. 5. 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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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코앞이다. 각 당 대선 주자들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 공약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스케일도 전보다 훨씬 커졌다. 100조원짜리가 나오더니 200조원짜리도 나왔다. ‘묻고 더블로 가’라는 식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약이라고 믿고 싶지만, 뚜렷한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100조원 단위 공약은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한 자원을 과다하게 사용해 고갈되는 현상을 말한다. 공유 자원의 비극이라고도 한다. 공유 자원은 소비의 배제성은 없지만, 경합성은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 바닷속 물고기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누군가가 물고기 잡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바닷속 물고기는 배제성이 없다. 어떤 사람이 물고기를 잡는 만큼 다른 사람이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줄어든다는 점에서 경합성이 있다.

국가 재정도 이런 성격을 띤다. 국민이라면 누구든 복지를 비롯해 정부 예산으로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즉 배제성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가 예산을 가져가는 만큼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 경합성이 있다.

대선 주자들이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공약을 내놓는 것은 재정이 공유 자원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정부 예산을 아끼겠다는 공약은 어차피 인기가 없다. 상대 후보가 돈을 쓰겠다는 공약을 내세워서 표를 얻고 당선되면 자기만 손해다. 임기 5년만 넘기면 부담과 부작용은 다음 정권 몫이 된다. 그러니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의 공약이 나온다.

이미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재산은 잘 간수하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 재정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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