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① 바둑 황제 조훈현(이병헌)의 뼈를 깎는 재기의 과정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많은 명대사 중 가장 인상적인 건, “네(이창호) 덕에 나도 많이 배운다. 나도 언제든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이라는 조훈현의 대사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는 쿨함, 그리고 제자에게조차 배울 수 있다는 열린 마음. 이런 ‘패자의 품격’은 누가 더 못났나 비호감 경쟁을 하고, 깨끗한 승복을 하지 않는 정치권이 배워야 할 태도가 아닐까.
②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10·26 사태를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에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은 부마 항쟁 대응 방안을 논의하던 중, ‘박통’(이성민)에게 작심한 듯 이렇게 외친다. 야당과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민심 또한 심상치 않은 당시, 대국적 정치가 절실했지만, 박통은 이를 거부하고 끝내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③ #“이 동지는 어느 역사 위에 이름을 올리겠습니까?”
항일 투쟁을 다룬 영화 ‘밀정’(2016)에서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이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을 회유하기 위해 던진 말이다. 폐부를 꿰뚫는 질문에 정출은 고뇌하고, 결국 민족과 역사의 편에 선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④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갑절 백갑절은 더 소중하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의 명대사다. 진짜 임금보다 더 임금 같은 광대 하선(이병헌)은 명 황제에게 수많은 공물을 바치고, 금과의 전쟁에 2만 병사를 파병해야 한다는 신하들의 주장에 이렇게 일갈한다. 사대의 명분보다는 중립 외교로 백성을 살리겠다는 건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다.
⑤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정의? 대한민국에 아직도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있긴 한가?”(영화 ‘내부자들’) 등도 이병헌의 명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