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관세 유예 협상, 국익 관점서 '이원적 전략' 취해야
① 이번 주에는 한국과 미국 대표단이 상호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얼굴을 맞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국내 금융시장도 협상장 분위기와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②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확실하게 반영되는 ‘톱다운’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다. 협상 기간을 단축하면서 국익을 최대한 관철할 수 있다.
③ 철저한 ‘패키지 딜(package deal·통합 거래)’이란 점도 특징이다.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카드가 있을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무역 적자, 재정 적자, 국가 채무, 경기 부양, 인플레이션 등 과제가 산적한 트럼프 정부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기도 하다.
미국은 상대방이 먼저 최선의 대안을 내놓도록 하는 ‘A-게임’ 방식을 취하고 있다. EU, 일본 사례에서 보듯 협상안과 관련해 미국은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선부과 후협상 원칙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관세 정책에서 전자가 최선이란 걸 암시하는 자세다.
④ 미국 이익만을 중시하는 ‘돈로(DonRoe·트럼프 약칭인 도널드와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주창한 먼로주의를 합친 신조어) 독트린’을 추구하는 여건에서 시장 자율적으로 달러 위상 강화를 기대하는 건 어렵다. 강압적으로 달러 사용권을 확대하는 페그제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⑤ 미국과의 상호관세 유예 협상은 우리 국익을 증대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미국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면 주저 없이 합의하되 충돌하는 안건에 대해선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 협상을 서두르거나 가급적 미국 요구를 들어주자는 자세는 손정의 사례에서 보듯 다 주고도 뺨 맞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