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관광' 상품까지... 외국인 구경거리 된 탄핵 찬반 집회
①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서울의 일상이 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다크 투어리즘(역사적 비극이나 재난 현장을 찾아가는 관광)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외국인은 “방화·약탈·폭력이 없는 평화 시위가 인상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70년 번영을 구가해온 대한민국이 국제적 구경거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나라 안팎 지적이 나온다.
② 외국인들은 “시위 현장이 위험할 줄 알았는데 K팝 콘서트장 같다”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독일인 미아(24)는 “도심 한복판에서 행인과 시위대가 아무렇지도 않게 뒤섞인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한국의 계엄 사태 이후 시위가 일상이 된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대체로 평화롭다는 점도 대단하다”고 했다. 적잖은 서양 관광객은 자국 시위에선 흔한 방화나 폭력을 탄핵 찬반 집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놀랍다고도 했다.
③ 한 한국인 가이드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현장에서 탄핵 찬성 진영의 관점으로 외국인들에게 “이곳이 12·3 비상계엄 사태 현장”이라며 일종의 다크투어리즘 해설을 한다.
④ 이런 시위 현장 관광 상품을 홍보하며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싶은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투어합니다” “국회의사당 근처의 콘서트 같은 한국 시위를 안내해 드립니다”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같은 문구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가이드도 있다.
⑤ 주요 외신이 계엄·탄핵 사태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가운데 시위 현장이 외국인들의 다크 투어리즘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에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말 집회에 나온 한 대학생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본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