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 유지 위해, 트럼프가 띄우는 스테이블 코인
① 스테이블 코인이란 ‘안정적이다’란 뜻의 영어 단어 스테이블(stable)과 가상 화폐를 뜻하는 코인(coin)을 합친 말이다. ‘미국 달러’처럼, 특정 국가의 화폐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다른 가상 화폐처럼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무역 대금 결제, 국제 송금 등을 하기에 유용하다고 평가받는다.
② 스테이블 코인이 가치를 유지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코인의 물량에 맞춰 진짜 ‘돈’을 비축하는 것이다. 예컨대 100달러어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때 100달러를 준비금 형식으로 금고나 계좌에 넣어둔다면 투자자 사이에 언제든 코인을 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신뢰가 생겨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③ 거래량이 많고 부도 위험이 사실상 없어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와 동급으로 평가받는 미 국채를 사서 현금 대신 보유하는 방법도 있다. 스테이블 코인 규모가 커지면 비축해야 하는 미 달러와 국채의 수요가 덩달아 늘게 된다. 국제적인 결제와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뜻하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더 공고하게 다질 수 있다는 뜻이다.
④ 미국은 재정 적자가 심해 계속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이 외면하는 국채를 누군가 사주지 않으면 수요가 줄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 금리 상승)하게 된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 정부가 내야 하는 이자 부담이 불어나게 된다.
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띄워 미 국채를 흡수하도록 유도하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테더’ 발행사가 준비금으로 보유한 미 국채는 지난해 말 기준 1130억달러로, 2022~2024년 사이 줄어든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1081억달러 감소)을 넘어선다. 스테이블 코인이 중국을 대체할 제2의 ‘큰손’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