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그래도 대통령임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

에도가와 코난 2025. 2. 1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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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응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스스로 주저앉았다. 직접 싸우려 하지 않는 장수 옆에 군사가 남아 있을 리 없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는지, 원래 성정(性情)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윤 대통령은 싸움의 길을 택했다. “야당은 반국가 세력” “광란의 칼춤”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란 작년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는 사실상 ‘내전(內戰) 선포’나 다름없었다.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으로선 계엄 실패 직후의 ‘2 대 8’도 안 되는 불리한 정치 구도를 ‘4 대 6’ 안팎의 구도로까지 바꾼 듯 보인다. 보수 저변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나 두려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무능, 헌재의 정치화 논란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적어도 대통령 자신이 싸울 의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머리 위엔 칼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그의 운명도 운명이지만, 나라가 찬탄 반탄이란 두 개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황 자체가 우려스럽다. 마치 나라 전체가 거대한 콜로세움의 흥분한 군중처럼 피를 보고 쓰러져야만 끝나는 검투사 게임에 몰입해 들어가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이런 정파의 득실이나 정략적 셈법을 떠나 하야는 윤 대통령도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선택지라는 생각은 든다. 여론이 그나마 호전된 지금이라도 자신의 오판으로 빚어진 국가적 혼란에 대해 스스로 최고 수준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결자해지의 모습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

닉슨의 하야 성명서를 다시 찾아봤다. “지금도 임기 만료 전 떠나는 것에 내 본능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부통령 애그뉴가 비리 혐의로 사임한 것과 관련해 닉슨이 자신의 탄핵을 막기 위해 애그뉴를 먼저 ‘속죄양’ 삼은 것이란 평가도 있다. 그렇게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 닉슨은 본능을 억눌렀다.

닉슨 대통령의 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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